이틀 연속 눈이 와서 하루종일 조심스럽게 걸었어요.

눈이 이틀 연속 내리니 정말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길 위에 쌓인 눈은 예쁘지만, 그 밑에 숨어 있는 미끄러운 얼음은 정말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들어요. 특히 아침 시간에는 온도가 낮아서 얼음이 더 단단해져 있으니 발끝부터 몸 전체에 힘이 들어가요.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혹시라도"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나섰어요. 눈 덮인 세상이 만드는 고요함은 꽤 매력적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무척 조심스러웠어요. 길 위에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은 얼음으로 변해 있었고, 조금만 방심하면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혹시나 싶어 손에는 주머니 대신 우산을 잡고 있었어요. 넘어질 때 받침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요.

 

걸음을 느리게 옮기다 보니 평소에 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나무 가지 위에 쌓인 눈이 마치 작은 산처럼 보이더라고요. 작은 새들이 그 사이를 날아다니며 눈밭 위에 작은 흔적을 남기는 모습도 귀엽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런 여유로운 마음도 잠시, 한 번 발이 헛디뎌서 심장이 철렁했어요. 다행히 중심을 잡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온몸에 힘이 확 들어가더라고요.

 

그날은 정말 하루 종일 조심, 또 조심하면서 걸었어요. 거리에 나선 사람들 모두 저와 비슷한 속도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어요. 무심코 뛰어가던 아이도 부모님의 손을 꼭 붙잡고 걷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더라고요. 결국 이렇게 다들 한 템포 느리게 걷게 되는 날이 있구나 싶었어요.

 

눈이 오는 날은 정말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줘요. 한편으로는 세상이 하얗게 덮이는 모습이 평화로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이 숨어 있음을 잊지 않게 해주죠. 하루를 조심히 보낸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지나갔지만, 그 긴장감이 하루 종일 머물러 있더라고요. 그래도 그렇게 걸으면서 오랜만에 주변 풍경을 차분히 관찰했던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어요.